Book Review

[책 리뷰] 트렌드 코리아 2021

김알리 2020. 12. 27. 14:43

점수 : 9/10

이 책은 내가 느끼고 있었으나 말로 풀어내지 못 했을 법한 부분들을 짚어서 설명해준다. 안타깝게도 이전에 트렌드 코리아를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결심하고 읽게 되어서 다행이다. 유행에 둔감하고 대중적 취향과 조금은 동떨어진 편이라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다만 어떤 부분은 MZ 세대로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져서 조금 놀랐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세대의 의견도 궁금해진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팬데믹은 항상 미래를 앞당겼던 전력이 있다. 변화는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회적 대변혁은 그 진행속도를 가속화시킨다. (...) 흑사병이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의 분기점이 됐다. 만약 흑사병이 아니었다면 중세가 20세기까지 지속됐을 수도 있기에, 코로나 19가 흑사병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를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 

 

MZ세대에 대한 고찰

 요즘을 사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부분도 있었고, MZ세대이기 때문에 더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요즘의트렌드의 전반은 MZ세대의 즉각적 만족 추구와 깊은 관련이 있는 듯 하다. 전반적인 트렌드를 요약하면, '내 취향에딱 맞는 것'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걸림돌 없이' '즉각'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것을쉽게 얻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 결과로 점차 파편화되고 있는 이 세상이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내 취향과 입맛에 맞는 것들만 접하고, 잠깐의 기다림도 조금의 걸림돌도 허용하지 않는 세대라니. 나도 MZ세대로서 나 자신이 어떤지 되돌아보게 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MZ세대 역시 사람의 손길을 원한다. '갬성'을 찾아 골목골목을 누비고, 사람 냄새나는 기업을 선호한다. 이렇게 파편화되고 효율적이며 즉각적인 세상이 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느리고 힘들어도 좋으니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무언가를 찾고 싶어하는 것 같다.

 

 MZ세대는 스스로 판단했을 때 합리적이고 필요하다고 느끼면 비용이 높더라도 고민없이 결정을 내린다. 또한 개개인의 취향과 성격을 존중하고, 한 인간에게 다차원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탐구한다. 자신의 행복감과 성취감을 중요시하며 북클럽, 동호회와 같은 자신의 뜻에 맞는 집단을 찾아간다. 회사와 같은 주어진 집단 안에서의 활동을 중요시했던 이전 세대들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집단보다는 개인을 더 중시하는 MZ세대의 문화와 정말 잘 맞는 편이다.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편하게 살았고,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항상 조금 숨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측면에서는 최근의 트렌드들이 반갑다. 하지만 어쩔 때는 내가 너무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집단에서 타인과 부대끼는 것을 참을 수 없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참을 수 없고, 나보다 느린 사람을 기다릴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MZ세대의 단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좀 더 참을성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